[FETV=장민선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투자심리 위축과 반대매매 증가가 겹치면서 급감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5일 기준 9조3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일 신용거래융자 잔고인 11조8578억원와 비교하면 한 달 사이에 2조8204억원(23.8%)이나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시장별 잔고는 코스피가 5조9697억원에서 4조7068억원으로 21.2% 줄었고, 코스닥은 5조8881억원에서 4조3306억원으로 26.4% 감소했다.
이달 1일에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8조9993억원까지 줄어들며 올해 처음으로 8조원대를 기록 했다. 이는 작년 11월 3일(8조9954억원) 이후 최저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으로, 일단 빚을 내 주식을 사고서 수익이 나면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 시세 차익을 볼 수 있다.
즉 잔고가 많을수록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공격적인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초 10조원 안팎이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상반기에 남북 경협주와 바이오주 등을 위주로 개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12조원대로 늘어났다.
잔고는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지난 6월 12일 12조6480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은 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후 8월부터 다시 조금씩 늘다가 10월 들어 증시 폭락과 함께 급감했다.
지난 10월 한 달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3.37%, 21.11%나 하락했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융자 잔고 감소는 시장 급락에 따라 위험 선호도가 하락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산 주식이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반대매매 물량으로 출회된 영향도 컸다.
지난 10월 증권사들이 내놓은 반대매매 매물은 호가 기준 코스피시장 2627억원, 코스닥시장 2589억원 등 52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산 조회가 가능한 2006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