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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전문가에 기업보험 맡긴 메리츠화재...‘제2의 김용범’ 기대

성장 더딘 기업보험 살릴 적임자로 최석윤 전 골드만삭스 한국대표 낙점
기존 보험시장 질서 얽매이지 않고 문제 진단·해법 제시할 인물 필요
메리츠 “기업보험도 업계 1, 2위 다투는 개인보험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

 

[FETV=황현산 기자] 최근 선임된 메리츠화재의 최석윤 기업보험총괄 사장에 손해보험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러모로 메리츠화재를 이끌고 있는 김용범 부회장과 닮았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보다는 금융투자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외부 전문가라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김 부회장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물론 기업보험이라는 제한된 부분을 맡아 회사 경영을 총괄하는 김 부회장과 단순 비교는 무리지만 ‘제2의 김용범 효과’를 기대하는 메리츠화재의 선택이 이번에도 통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 신임 사장은 지난 1998년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 대표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바클레이즈 캐피탈,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골드만삭스의 한국 대표를 차례로 역임했다. 2016년부터 메리츠화재로 옮기기 전까진 서울대 경영대학 겸임교수로 재직했다.

 

세계적인 금융회사를 두루 거친 화려한 이력이지만 어디에서도 보험과 관련된 지점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메리츠화재가 기업보험을 이끌 적임자로 최 사장을 선택한 것은 오히려 이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기존 보험시장 질서에 얽매이지 않고 문제를 짚어본 다음 새로운 기업보험 성장 전략과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장기 보장성보험 신계약 보험료 기준으로 손보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개인보험과 달리 기업보험 매출은 여전히 업계 5위에 머물러 있다. 삼성화재 등 상위 4개사와의 격차가 적지 않은데다 성장 속도도 더뎌 단시일 내에 따라잡기 어려운 상황이다.

 

메리츠화재는 기업보험도 개인보험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기업보험의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고 최석윤 신임 사장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험 관련 경력이 전무한 인사가 중책을 맡을 수 있겠느냐는 외부 시선에 대해선 “기존 시장 환경에 익숙한 사람이 내놓을 수 있는 해법은 정해져 있다”며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각을 갖고 있는 인물이 더 적합하다”고 선을 그었다.

 

 

손보업계는 메리츠화재가 이번 실험을 통해 김용범 부회장의 성공사례를 다시 한 번 재연하려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역시 이를 부인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2015년 1월 사장 부임 당시에도 ‘보험과 증권은 다르다’며 증권 전문가인 김 부회장의 안착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부임 직전(2014년) 1353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551억원으로 2.6배 늘었고 주력 종목인 장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장기보험 손해율은 2015년 84.1%에서 올해 상반기 80.5%로 3.6%포인트 개선됐고 자동차보험은 같은 기간 93%에서 77.4%로 15.6%포인트 하락했다.

 

부임 이후 두 차례에 인력 구조조정으로 어수선했던 회사 분위기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한편 최석윤 사장은 김용범 부회장이 직접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부회장을 포함해 오랜 기간 금융투자업계에서 얼굴을 맞댄 인연이 있다.

 

최 사장은 김 부회장과는 대학(서울대 경영대학) 선후배, 최 부회장과는 시기가 다르지만 직장(골드만삭스) 선후배 관계이기도 하다. 메리츠화재는 최 사장 선임에 이같은 관계는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