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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료 인상, 들썩이는 물가에 제동 걸리나

손보업계, 기름값·채소·교통비 등 소비자물가 상승에 부담
국감 이후 보험료 인상 계획 미뤄질 가능성↑

 

[FETV=황현산 기자]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손해보험업계가 들썩이는 물가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료 인상이 시급한데 유가를 비롯해 채소·곡물류 등 장바구니 물가까지 치솟으면서 선뜻 보험료를 올리기 어려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이 포함돼 있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보험보다 크고 그만큼 보험료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달갑지 않은 금융당국은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에 따라 국정감사 이후 11월경으로 잡았던 보험료 인상 시기를 늦추거나 인상폭을 낮춰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손보업계 안에서 나오고 있다.

 

1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0% 안팎에 이른다. 삼성화재가 87.0%를 기록한데 이어 현대해상 87.5%, DB손해보험 89.3%, KB손해보험 90.9% 등으로 모두 손익분기점인 77~78%를 크게 넘었다.

 

중소형사는 이보다 손해율이 더 높아 90%를 넘긴 곳이 상당하다.

 

 

이같은 시장 상황만 놓고 보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돌아가는 분위기는 그렇게 녹녹치가 않다.

 

특히 소비자들의 반발이 과거보다 거셀 것이란 예측이 많다. 보험료를 올릴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긴 하나 최근 잇따른 생필품 가격 인상 등으로 물가불안이 고조되고 있어 자동차보험료까지 이에 가세할 경우 자칫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2개월 연속 1%대 저물가를 기록하다 1년 만에 2%에 근접한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여름철 폭염과 폭우로 인한 채소값 상승으로 농산물이 전년 동기에 비해 12.0% 상승했다. 쌀을 비롯한 곡물 역시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기름 값도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리터당 15.4원 오른 1674.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12월 둘째 주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정부가 다급하게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긴 했으나 국제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소비자들이 체감할 정도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여기에 서울을 포함해 전국 주요 도시의 택시·버스비도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외식비는 이미 꽤 많이 상승했다.

 

손보업계 한 임원은 “당초 국정감사 이후 11월경에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물가불안으로 소비자 여론이 좋지 않아 실행에 옮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쉬었다.

 

손보업계는 손해율 등 현재 시장 상황을 감안해 3% 이상의 보험료 인상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실제는 1~2%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다.